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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HYE SEON
EXHIBITION
ARTFAIR

2025 서울아트쇼

Coex 2025
POSTER / LEAF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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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때때로 그릇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머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둥글거나 넓적한 형태 때문일까요? 그 넉넉한 여백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거울처럼 제 얼굴이 비치거나 혹은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제가 그릇을 보며 느꼈던 그 단단한 편안함이 깃든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요? 흠 없이 매끄럽고 완벽한 얼굴보다는,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의 자연스러운 주름이 멋스럽게 새겨진 얼굴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깨끗한 새것보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것들에 더욱 마음이 끌립니다.

세월을 담아 울퉁불퉁하고, 이가 나가거나 금이 가고 때가 밴 그릇은 우리의 삶과 너무도 비슷합니다. 비유하자면, 인간은 빈 그릇으로 이 세상에 와서 저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각자의 고유한 체험으로 그 공간을 채워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고난과 마주하기도 합니다. 쉽사리 잊기 힘든 상처의 기억들은 때때로 떠올라 가슴을 철렁하게 하기도 하고,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견디기 힘든 무게로 우리를 짓누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고난의 시간이 있었기에 비로소 찬란히 빛났던 시간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되는 건 아닐까요.

지나온 삶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마주하고 인정할 때,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 흔적으로 남아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려냅니다. 마치 그릇에 새겨진 실금처럼. 그리고 그 흔적은 우리가 성장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됩니다.

그래서 연작의 제목을 Mark of Age / A Tapestry of Years로 지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내용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담아내고자 합니다. 강렬한 원색보다는 여러 색을 혼합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시간의 깊이와 내면의 울림을 표현하고자 합니다.